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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 경제학에서 자본의 회전

철학과 2023. 8. 2. 10:37

상품 자본의 순환(der Kreislauf des Warenkapitals)은 상품에서 출발하여 상품으로 종결되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이것은 생산 수단과 노동력이라는 상품(C')을 투입하여 더 많은 상품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여기서 생산 수단으로서 상품은 생산 과정을 거쳐 산출된 생산물이기 때문에, 이 상품 자본은 자본의 전체적인 순환 과정에서 이미 화폐 자본과 생산 자본의 형태를 거친 것이다. 따라서 상품 자본의 순환은 화폐 자본과 생산 자본의 순환을 전제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자본의 순환 형태로서 화폐 자본, 생산 자본,상품 자본은 서로를 전제로 하면서 또한 서로의 형태로 전환한다.자본의 순환 과정은 생산 과정과 유통 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생산과정은 유통 과정을 매개하며, 유통 과정은 생산 과정을 매개한다.

따라서 자본 순환의 총과정은 생산 과정과 유통 과정의 통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세 가지 순환 형태는 가치 증식을 통한 잉여가치의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마르크스는 자본의 순환 운동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자본의 회전이라고 부르면서 이것을 잉여가치량과 관련하여 고찰한다.

마르크스 경제학에서 자본의 회전 개념

마르크스는 자본의 회전 개념을 자본의 순환 개념과 비교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자본의 순환을 개개의 단일한 과정이 아니라 주기적 과정이라고 파악할 때 그것은 자본의 회전(der Umschlag des Kapitals)이라고 불린다. 이 회전의 기간은 자본의 생산 기간과 유통 기간의 합계에 의해 결정된다. 이 총 기간이 자본의 회전 기간을 이룬다. 따라서 그것은 총 자본가치의 한 순환 주기와 다음의 순환 주기 사이의 시간 간격을 표시하고 있다. 그것은 자본의 일생에서의 주기성을, 또는 동일한 자본가치의 증식 과정과 생산 과정의 갱신 및 반복에 요구되는 기간을 표시하고 있다.(2권 157/176)

자본의 회전(回轉)(der Umschlag des Kapitals)이란 자본의 순환이 주기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을 가리킨다. 자본은 한 번의 순환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반복적인 순환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더 많은 잉여가치를 창출하려고 하기 때문에 자본은 회전하게 된다. 이러한 자본의 회전 기간은 자본의 순환기간, 즉 생산 기간과 유통 기간을 합한 것인데, 이것은 자본이 최초의 형태로 복귀하는 데 걸린 기간으로 볼 수 있다.

 

마르크스 경제학에서 자본의 회전수

자본의 회전수, 즉 자본이 1년 동안 회전하는 횟수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다.

회전 기간의 측정 단위로서 년을 U, 어느 특정 자본의 회전 기간을 u,그리고 그 자본의 회전수를 n이라고 한다면, n = U/u이다.(2권 157/176-7)

자본의 회전수는 자본이 1년 동안에 회전하는 횟수를 가리킨다.따라서 회전수는 1년을 자본의 회전 기간으로 나눈 것이다. 만약 어떤 자본의 회전 기간이 3개월이라면 그 자본은 1년 동안에 4번 회전하므로 회전수는 4가 된다. 만약 어떤 자본의 회전 기간이 18개월이라면 1년 동안에 12/18, 즉 2/3를 회전하게 되므로 회전수는 2/3가 된다.

 

마르크스 경제학에서 자본의 회전과 관련된 자본의 형태

마르크스는 자본의 회전 기간과 관련하여 자본을 고정 자본과 유동 자본으로 구분하는데, 그 구분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고정 자본

마르크스는 불변 자본 중의 일부가 고정 자본으로 기능한다고 보면서,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노동 수단이 기능하는 전 기간에 걸쳐 그 가치의 일부는 생산되는 상품과는 무관하게 항상 생산 과정에 고정되어 있다. 이 특성 때문에 불변 자본의 이 부분은 고정 자본(das fixe Kapital)의 형태를 취하게 된다. 이것과는 대조적으로 생산 과정에 있는 투자 자본 중에서 고정자본을 제외한 모든 소재적 구성분은 유동 자본(das flussige Kapital)을 형성한다.(2권 159/180)

자본의 회전과 관련해서 자본의 형태를 구분한다면 여기에는 '고정 자본'과 '유동 자본'이 있다. '고정 자본'(定 資本, das fixe Kapital)은 노동 수단처럼 생산 과정에서 일정하게 고정되어 있는 자본을 가리킨다. 생산 과정에 투입된 노동 수단은 그 가치의 일부를 생산물로 이전시키지만 다른 부분은 일정한 회전 기간 동안 변함없이 고정된 채로 있다. 예를 들면 일정한 회전 기간에 원료는 반복적으로 사용되지만 노동 수단으로서 기계는 고정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유동 자본

이러한 고정 자본에 비해 회전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유동 자본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생산 과정에 들어가는 유동 자본(das flussige Kapital)은 그것의 가치 전부를 생산물에 이전하며, 따라서 생산 과정을 중단없이 진행하게 하기 위해서는 유동 자본은 생산물의 판매에 의하여 끊임없이 현물로 보전되지 않으면 안 된다. 생산 과정에 들어가는 고정 자본은 가치 일부(마멸분)만을 생산물에 이전하며, 이 마멸에도 불구하고 생산 과정에서 계속 기능한다.(2권 183/207)

‘유동 자본’(流動資本, das flussige Kapital)은 노동력이나 원료처럼 생산 과정에서 소모되어 반복적으로 충전되는 유동적인 자본을 가리킨다. 자본의 회전 기간 동안에 고정 자본인 기계는 그 형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지만, 반면에 유동 자본인 노동력이나 원료는 반복적으로 소모되어 새롭게 충전된다. 따라서 고정 자본이 한 번 회전할 때 유동 자본은 대체로 여러 차례 또는 수십 회를 회전하게 된다.

고정 자본이 부분적으로 소비된다면, 유동 자본은 일시에 소비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고정 자본과 유동 자본의 차이는 자본의 소비 방식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